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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부 기록적 폭우로 37명 참변 … 사망자 더 늘 듯,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둑 붕괴 징후에도 교통 통제 안 해, 사망·실종 17명 예천 산사태, 일부 위험 지역 분류서 빠져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재난후진국 … 또 인재지변

박제완 기자 greenpea94@mk.co.kr 
조한필 기자 jhp@mk.co.kr 
우성덕 기자 wsd@mk.co.kr

충청·남부 기록적 폭우로 37명 참변 … 사망자 더 늘 듯
오송지하차도 '침수참사' 둑붕괴 징후에도 교통통제 안해
사망·실종 17명 예천 산사태, 일부 위험지역 분류서 빠져
◆ 수해복구 총력전 ◆

얼마나 무서웠을까 기록적인 호우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16일 오후 6시 기준 사망자 9명이 발생했다. 수색 작업 결과에 따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주 김호영 기자


'극한 호우'가 예고돼 있었지만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당국의 대처 미흡으로 지난 주말 이틀간(15~16일) 중부권에서 3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와 괴산댐 월류 등 방재 인프라스트럭처 부실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재해 대책 인프라 후진국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재난관리기금의 30%가 예방에 쓰이고 70%는 복구에 사용하는 피해 복구 중심의 재난관리 시스템을 예방 중심으로 바꿔야 이 같은 후진국형 인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1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집계한 '호우 대처상황 보고'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37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된 상태다. 오송 침수 지하차도에서 시신 수습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주말 벌어진 사고들은 사전 대비 미흡과 징후 감지 실패, 대응 미숙 등 방재 시스템의 총체적인 부실이 낳은 '후진국형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4시 10분에 홍수경보가 내려지는 등 오송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미호강의 범람 징후가 사전에 포착됐음에도 적절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6시 30분 경보 수준보다 높은 '심각' 수위까지 도달해 금강홍수통제소가 관할 구청에 교통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렸지만 행정당국의 교통통제는 미호천교 인근 둑이 유실되기 시작한 오전 8시 40분까지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2020년 7월 3명의 사망자를 냈던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와 판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에도 관할인 부산 동구청은 인근 수정천 범람 위험을 알리는 재난문자만 발송했고 차량통제를 실시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해마다 발생하는 산사태에 대한 대비도 안일했다는 평가다. 주말 사이 4명이 숨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2명이 실종된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는 '산사태 취약지역' 4곳으로 둘러싸인 곳이었음에도 산사태 취약지역에서 제외돼 지난 2~4월 진행된 취약 지구 점검에서 빠졌다.

 

한편 폭우 피해가 집중된 충청권·남부지방에는 18일까지 최대 3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충청권·남부지방·제주도 산지에는 100∼250㎜, 충청권·전북·경북 북부내륙에서는 많이 내리는 곳은 3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제완 기자 / 조한필 기자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