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소방벨 듣자마자
이웃집 문 ‘쾅쾅’… 7분 맨발로 이웃집 두드리며 “불이야”... 새벽 오피스텔 56명 살렸다
29세 박진우씨, 동안 3개층 대피시켜
“무섭다는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여”
이민준 기자
“설마 하는 생각에 바지만 입고 문을 열었는데, 복도가 시커먼 연기로 가득하더라고요.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지난 4일 오전 5시쯤 서울 강서구 공항동의 한 오피스텔 8층에서 불이 났다. 8층에 살고 있던 직장인 박진우(29)씨는 귓전을 때리는 소방벨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고 한다. 회색 트레이닝복 바지만 입고 현관문을 열었던 박씨는 복도를 가득 메운 연기를 보자마자 맨발인 채로 복도로 뛰쳐나가 이웃집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불이야”를 외치며 8~10층까지 3층을 뛰어다녔다.
연기를 보고 먼저 오피스텔을 빠져나갈 수도 있었지만, 사람들을 빨리 대피시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한다.
박씨의 좌우명은 “당연한 일을 하고 칭찬받으려 하지 마라”라고 한다. 박씨는 “무섭다는 생각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칭찬받는 것이 부끄럽다.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