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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의 유산

김종영 '삼일독립선언기념탑'. 원작은 1963년에 제작됐으나, 훼손돼 버려졌다가 제자들이 복원해 서대문 공원에 다시 세웠다. /김종영미술관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김종영의 유산
김종영 '삼일독립선언기념탑'. 원작은 1963년에 제작됐으나, 훼손돼 버려졌다가 제자들이 복원해 서대문 공원에 다시 세웠다. /김종영미술관

김종영은 사실 공공조각을 두 번 제작한 적이 있었다. 1963년 국민 성금으로 만든 ‘삼일독립선언기념탑’이 그중 하나다. 그러나 파고다 공원에 세워졌던 그의 대형 조각은 1979년 군사정권 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아무도 모르는 사이 삼청공원에 버려졌다. 민주화 물결이 거세질 때라, 사람들을 선동하는 듯한 기념상의 자세가 문제가 됐다는 설이 있다. 이 상은 김종영이 죽을 때까지 버려진 채 남았다가, 그의 제자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1991년에야 서대문 독립공원에 다시 세워졌다. 그의 아름다운 생가도 수난을 겪었다. 1994년 본채와 별채인 사미루(四美樓) 사이에 길이 나서 한옥 일부가 훼철됐고, 일대 한옥마을은 두 동강이 났다. 무도(無道)한 일이다.

김종영을 가까이에서 본 이들만은 그가 추구한 ‘무한의 가치’를 따르기 위해 노력했다. 제자들 중 최종태·최의순·송영수·김세중·최만린·엄태정 등이 나와 새로운 한국 조각의 시대를 열었다. 모두 엄청난 내공의 조각가들이다. 김종영의 작품은 살아있는 동안 딱 두 번 밖으로 나갔는데, 삼성 이건희 회장과 원화랑 정기용 대표에 의해서였다. 이들은 김종영의 귀한 뜻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그의 사후 작품들을 다시 국·공립미술관에 기증했다. 현재 그 작품들 중 3점이 서울 소마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에 나와 있다. 김종영이 남긴 다른 모든 작품은, 유족에 의해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 보존되고 있다. 다행(多幸)한 일이다.(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