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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필향만리’ 色難(색난)! 우리가 아는 그 색(色)이 아니군요

일이 있을 때면 자식이 노고를 대신하고, 술이나 음식이 있을 때는 어른(부모)을 먼저 대접하는 것만을 효로 여겼겠느냐?”라고 반문함으로써, 효를 행함에 있어서 진짜 어려운 일은 ‘빛’임을 강조하였다.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김병기 ‘필향만리’
色難(색난)
중앙일보

제자 자하(子夏)가 효(孝)에 대해 묻자, 공자는 “색난(色難)” 즉 “빛이 어렵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일이 있을 때면 자식이 노고를 대신하고, 술이나 음식이 있을 때는 어른(부모)을 먼저 대접하는 것만을 효로 여겼겠느냐?”라고 반문함으로써, 효를 행함에 있어서 진짜 어려운 일은 ‘빛’임을 강조하였다.

주희(朱熹)는 ‘빛’을 ‘얼굴빛’으로 보고 ‘색난(色難)’을 “어버이를 모실 때, 늘 화락한 얼굴빛을 갖기가 어렵다”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온화한 마음과 즐거운 얼굴빛을 갖는 것이 진정한 효도인데 무엇보다도 그게 어렵다는 것이다.

“아빠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엄마가 뭘 안다고 그래?” 오늘날 우리 자식들은 화락한 낯빛이기는커녕 오히려 짜증과 성냄이 더 많은 것 같다. 디지털 문명에 대한 이해가 늦은 부모라 해서 삶의 지혜가 자식만 못한 것은 아닐 텐데, 그런 지혜를 헤아릴 생각을 안 하기에 ‘느린’ 부모가 답답하여 짜증이 나는 것이다.

빠른 세상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늦대서 늙은 부모를 채근하지 말자. 실은 젊은 우리네 자식들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잖은가? 색난(色難)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절실하다. 즐거운 얼굴빛은 우선 자식인 나부터 행복하게 하리라.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