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4 (목)

  • 맑음동두천 7.8℃
  • 맑음강릉 12.2℃
  • 맑음서울 8.1℃
  • 맑음대전 7.5℃
  • 맑음대구 12.0℃
  • 맑음울산 10.8℃
  • 맑음광주 8.3℃
  • 맑음부산 10.5℃
  • 맑음고창 3.9℃
  • 맑음제주 9.7℃
  • 맑음강화 5.2℃
  • 맑음보은 8.6℃
  • 맑음금산 7.3℃
  • 맑음강진군 7.4℃
  • 맑음경주시 5.8℃
  • 맑음거제 9.8℃
기상청 제공

전체메뉴

닫기

결핍과 집착으로 얼룩지다, 베토벤의 비틀린 가족사

결핍과 집착이 아니라 자긍심이다. 모름지기 사람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던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중앙SUNDAY 뉴스 민은기의 클래식 비망록
결핍과 집착으로 얼룩지다, 베토벤의 비틀린 가족사
중앙선데이

음악가들은 확실히 좀 별나다. 감수성이 예민해서인지, 중요한 일이든 사소한 일이든 매사에 흥분을 잘하고 감정의 변화가 심하다. 관심이 자기 자신뿐이라 주변을 살피지 못하거나 남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많다.

안하무인 자기중심적인 괴팍한 성격
젊은 시절 베토벤의 초상(위 사진), 베토벤의 할아버지를 그린 판화(아래 사진). [중앙포토]

베토벤은 평생 단 한 번도 신하로서 왕이나 귀족을 섬기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는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지체가 높은 귀족이라도 초대를 거절했다. 베토벤은 “세상에 왕자는 수천 명이 있고 또 앞으로도 나오겠지만 베토벤은 오직 나 하나뿐”이라 당당하게 주장했다.  베토벤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자신이 빈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었던 리히노프스키 공작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베토벤의 능력을 높이 사고 그의 작품을 너무나 좋아했던 리히노프스키는 베토벤에게 매년 거액의 돈을 지급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저택에 베토벤의 거처를 마련하고 가족으로 대해 주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베토벤의 자존심을 건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연주조차 거부하는 그의 고집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은기 서울대 음악학과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음악이론을 전공하고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95년부터 서울대 음악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음악과 페미니즘’ ‘독재자와 음악’ ‘대중음악의 역사’ 등을 주제로 여러 권의 저서를 출판했으며 최근에는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시리즈를 집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