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김병기 ‘필향만리’, (父母)唯其疾之憂(유기질지우)
중앙일보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맹무백(孟武伯)이 공자를 찾아와 효에 대해서 묻자, 공자는 “부모는 오직 자식이 아플까 걱정하신다”라고 대답했다. 맹무백의 몸이 허약했기 때문에 이런 맞춤식 답을 했다고 한다.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한다. 보고 있어도 늘 보고 싶어서 아예 눈 속에 넣어 가지고 다닐 셈으로 실제로 눈에 넣는다 해도 전혀 아픔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리라. 이토록 소중한 자식이 병에 걸려 고통스럽게 앓는다면 부모의 마음은 찢어질 수밖에 없다. 부모의 마음을 그토록 아프게 했으니 이보다 더 큰 불효는 없다.
자식이 부모보다 앞서 죽으면 부모는 그 자식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산다고 한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것이다. 앓다가 죽어도 가슴 아픈 일인데 불의의 사고로 아무런 잘못도 없는 자식을 순식간에 잃는다면 그 슬픔과 아픔은 형언할 길이 없다. 이태원 참사가 그런 경우이다. 참사를 책임져야 할 사람이 오히려 남 탓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슬픔과 아픔에 더해 분노가 치밀기도 했다. ‘앓을 사’ 걱정하던 자식을 아예 잃어버린 부모의 쓰린 가슴에 더 이상 분노의 소금을 뿌리지는 말자!
건강이 가장 큰 효도이다. 부모님께 아프고 상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면 내가 먼저 건강해지는 큰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얘야! 밥은 잘 챙겨 먹었냐?”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