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불교
불교는 삼국시대 고구려 소수림왕 재위기 전진(오호십육국시대)의 승려 순도(順道)가 전파하여 포교가 시작되었고, 남북국시대를 거쳐 고려가 멸망할 때까지 약 1천년간 국가 단위에서 밀어주던 종교였다. 왕실과 불교는 깊이 유착되어 있었고, 불교는 국교와 같았다. 그러나 고려 말에 이를 때쯤엔 여러 가지 폐단이 발생하였고, 때문에 조선 건국 이후로는 국교의 지위를 상실하고 숭유억불 정책으로 고려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세가 축소된다. 그러나 조선 때도 불교는 여전히 인기 있는 종교였으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불교는 국내에서 결코 소수 종교 수준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또한 한국어에 불교에서 유래된 어휘가 일부 사용되고, 훌륭한 인격자를 흔히 보살에 비유할 정도로 한국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1] 때문에 어느 정도 민족종교적인 색채를 띄기도 한다.
현대에는 구한말 이후에 급속도로 늘어난 기독교에 밀리고 있다. 물론 이는 불교는 기독교와 달리 포교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서 그런 결과이기도 하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교 인구가 처음으로 개신교 인구에 밀리는 결과를 맞게 되어, 불교계에서는 이것을 굉장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듯. 중장년층을 주요 포교 대상으로 하다 보니, 젊은 세대의 상당수가 사찰을 기피하고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독교를 더 자연스러워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진행한 2021년 종교현황조사[2]에서 연령별로 다소 고른 비율 분포를 보여주는 개신교에 비해 19~29세 4%, 50대 23%, 60대 이상 28%라는 결과를 보이며 불교 신자의 고령화 현상이 타종교에 비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비율로는 전체인구에서 종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인 약 40% 중 약 16% 포인트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한국의 대중 종교라는 이미지가 무너지고 젊은층 포교에 실패했다는 것을 두고 불교의 대중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사실 동아시아 삼국(한중일)에서 불교가 기독교에 비해 수치상 열세로 보이는 현상은 국가적으로 봤을때 유독 한국이 두드러지는 편이다. 심지어 한국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아시아의 기독교 우호지역인 홍콩, 싱가포르, 마카오 모두 불교의 교세가 더욱 높다. 다만 애초에 한국도 불교의 신자가 개신교와 비슷한만큼, 불교세와 무신교가 강한 동아시아 사회인데다 되려 기독교에 대한 비우호도 증가로 인해 딱히 사정이 엄청나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기독교 신자가 한국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도 안 되는 일본조차도 사찰에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중인데.
그나마 한국에서 불교는 연령층에 관련없이 가톨릭과 함께 이미지가 나쁘지 않은 종교라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다. 이미 개신교에 불교 인구가 밀리기 3년 전인 2012년 당시에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에서 발표한 ‘한국의 사회ㆍ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어떤 종교를 가장 신뢰하느냐'라는 설문에 응답자의 27.1%가 가톨릭을 말했고, 불교는 23.8%로 가톨릭 다음으로 신뢰하는 종교라는 응답이 당시 20대, 30대와 60대 응답자들 사이에 있었다. # 교리가 어렵거나 고리타분하다거나 하는 인식 내지 영향력과는 별개로 불교는 20대층에게도 결코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청년층의 탈종교화 내지 고령화에도 ‘가장 호감을 느끼는 종교’에 대해 묻는 설문에 응답자 20%가 불교를, 13%가 가톨릭으로 대답했을 정도다. #
2020년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는 불교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40.9%가 '온화하다', 32%가 '절제를 안다', 27.6%가 '따뜻하다'라는 이미지로 답했던 것. 불교 하면 국립공원에서의 입장료 문제나 조계종 종정 문제, 태고종과의 갈등 등 문제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단 대척점에 있다고 인식되는 개신교가 국내외에서 꾸준히 사회적, 종교적 논란을 잊을 만하면 꾸준히 일으켜서[3] 어그로를 끌고 있는 점이 아무래도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인 경상도, 부산, 울산, 그리고 비영남권에선 제주도, 강원도에서 불교세가 강한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불교세가 강한 지역들중 영남권과 강원도는 정치에 있어서 보수가 강한 지역이라는 점인데, 정작 한국 보수주의자들의 종교로 따졌을땐 개신교가 제일 많다는 점이다. 물론 불교 신자 가운데서도 진보주의자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개신교 신자 가운데서도 보수주의자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라서 일괄 분류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