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잠못들어 홀로 우는 비목(碑木)-
역사의 물길은 도도(滔滔)하게 흐른다.
한국전쟁은 분명
민족분단과 동족상잔이라는 비극을 낳았지만
한편으로는
자유와 평화, 민주젹 자결권(自決權)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학습시켜 준 슬픈 전쟁이기도 했다.
역사는 영웅호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왜곡과 변질과 선전선동의 도구는
더 더욱 아니다.
나라 이름조차 생소했던
사우쓰 코리아의 산하(山河)를
젊은 피로 물들이며
꽃잎처럼 사라져 간 애달픈 영혼들
암흑속에서 건져올린
조국(祖國) 대한민국이
바람 앞 등불같은 운명에 처했을 때
펜 대신 총을 들었던
재일 학도의용군들
지게부대,8240 켈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장사상륙작전의
이름없는 소년병들
그틀이 있어
오늘의 우리가 있음을
우리는 왜 그렇게도
드러내지 못하고
숨어 우는 비목들이 되어야 하는것일까.
전쟁의 포성이 멈추고 10여년이 지난 초여름의 어느날
화천 백암산 비무장지대 계곡을 수색하던 청년장교가
우거진 수풀속에서
돌무덤 하나를 보게된다.
전우가 다급하게 세워 준 비목 하나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가는데
한 많은 적막감과 외로움을 혼자서 견뎠을 것이다.
두고 온 고향하늘 어릴적 친구가 보고싶어 눈물짓고
부모형제가 그리워
가슴 태웠을 것이다.
어미 잃은 사향노루 한 마리가
홀로 선 비목을 찾아와 구슬프게 우는 달빛흐르는 밤
이 땅의 모든 비목들이 하나같이 일어나
울고 또 울다가 지쳐
잠들었을 것이다.
무엇을 바라는가
누구를 기다리는가
더 이상 울어 지칠
그 무엇이 있을것인가.
6월의 하늘이 이렇게 맑고 푸르른 것을!ㅎ.
-박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