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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군에게 부친을 잃었다. “총살됐다고 들었다. 북한 살 때 지주(地主)였다는 이유로.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나는 황홀한 고아였다”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났다. 부잣집이었다. 8·15 광복 이후 남한으로 내려와 충북 제천에 터를 잡았다.

이윽고 전쟁이 났다. 인민군에게 부친을 잃었다. “총살됐다고 들었다. 북한 살 때 지주(地主)였다는 이유로.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땅 있는 게 무슨 죄라고….” 그해 피란길, 난리 통에 모친과 헤어졌다. “남동생 손을 붙잡고 어찌어찌 춘천까지 갔다. 차를 탔는지, 그냥 걸었는지, 왜 하필 거기였는지도 알 수가 없다.” 거지꼴로 미군 기지 ‘캠프 페이지’ 앞에 쓰러져 있었다. 그때 누군가 손을 내밀었다. 미군 병사였다. ‘쟌’이라고 했다.

 

–무섭지 않았나요?

“아뇨, 오히려 구세주 같았죠. 제 기억으로는 그 사람이 부대에 들어가서는 먹을 걸 가져왔을 거예요. 배고픈데 초콜릿 주니까 얼마나 좋던지요. 아마 나쁜 사람이었어도 따라갔을 거예요.”

 

◇학교 못 간 게 평생의 恨
그러나 정규 교육은 이어지지 못했다. “전쟁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고아원 애들을 학교에 보냈어요. 저는 5학년 2학기에 입학해서 1년 뒤 졸업했는데 그게 제 마지막 학교 생활이었죠.” 이씨는 “교복 못 입어본 게 천추의 한”이라고 했다. 보육원에서 스무살을 맞았다.

–불안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