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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소개 풍석원(楓石園/02-723-9978/서울 종로구 인사동 16길 3-7)

풍석원은 2012년 11월 씨앗을 뿌리는 사람 장익순 사장님이 풍석 서유구 선생과 임원경제지를 널리 알리고 임원경제지 번역출판을 후원하기 위해서 인사동 문화 사랑방을 지향하여 개원하였습니다.

미래인증건강신문 나종민 기자 |

음식점 소개 풍석원(楓石園/02-723-9978/서울 종로구 인사동 16길 3-7)

풍석원은 2012년 11월 씨앗을 뿌리는 사람 장익순 사장님이 풍석 서유구 선생과 임원경제지를 널리 알리고 임원경제지 번역출판을 후원하기 위해서 인사동 문화사랑방을 지향하여 개원하였습니다.

음식에서 ‘깨끗한 맛’이란 무엇일까. 짜지 않은 것, 양념이 많지 않은 것, 느끼하지 않은 것…. 이런 맛일까. 글쎄 나는 깨끗한 맛을 ‘먹은 뒤 다른 뒤끝이 없는 맛’이라 이야기하고 싶다. 요사이 각종 조미료와 향신료에 뒤범벅이 된 음식을 먹고 나면 한참 지난 뒤에도 입안의 이물감에 시달리곤 한다.

 

요사이 손쉽게 맛을 내려하고, 재료의 부실함을 감추기 위해 음식이 점점 조미료와 향신료의 범벅이 되고 만다. 그렇다보니 밖에서 사먹는 음식 중에 깨끗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드물다. 그런 세태와는 달리 깨끗한 맛을 내려는 음식점을 오랜만에 발견했다. 선배가 저녁을 내겠다고 하여 찾아간 인사동 골목 안에 있는 이 집은 인사동에 있는 여느 음식점과 마찬가지로 한옥을 개조하여 음식점을 열었다.

 

인사동에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많은 음식점이 있다. 그런 음식점 중에서도 만두로 유명한 ‘궁’, 냉면집인 ‘사동면옥’ 등 나름 유명한 음식점도 있다. 어쨌든 이곳도 음식점간에 경쟁이 심해 나름 특징이 있은 음식점들이 많다. 인사동의 그런 집들을 몇 군데 다녀봤지만 이 집만큼 깨끗한 맛을 내는 곳은 없었다.

 

음식점 이름인 ‘풍석원’은 임원경제지를 저술한 ‘서유구’의 호인 ‘풍석’에서 따왔다고 한다. 음식점 이름에 걸맞게 내부에는 <임원경제지>에 대한 걸개그림에 벽에 걸려있고 방에도 서유구와 임원경제지에 대한 설명이 벽에 가득하다.

 

임원경제지가 원래 농업과 생활에 필요한 실용백과사전 형식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보니 음식에 대한 소개도 있다. <임원경제지> 중 ‘정조지鼎俎志’에는 술과 음식을 만드는 법이 많이 소개되어 있고, 옛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음식재료를 알기위해서는 <임원경제지>는 꼭 봐야하는 참고서 격이기 때문에 우리음식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살펴보는 책이다.

 

어쨌든 <임원경제지>를 내세우는 것은 한마디로 순수한 우리의 조리법으로 돌아가자는 뜻이 아닐까 한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주인의 말로는 인공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음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간단하게 식사로 할 수 있는 ‘건강밥상’(만원)이 있는데 이것은 된장찌개에다 전 등을 조금 더 해주는 정도이다. 다른 것은 내가 소개할 ‘풍석원 정식’(2만원)으로서 이 집의 기본 정식이다.

 

상차림은 몇 가지 요리와 음식과 반찬이 나오고 후에 식사가 나오는 것이다. 주 요리는 음식은 돼지고기 연잎수육, 가오리 찜(겨울에는 과매기), 오징어무침, 해산물 냉채, 두부지짐과 부추, 야채샐러드, 겉저리, 채소전, 생선조림, 나물(씀바귀,방풍,취), 겉절이 등이 나온다.

 

이것을 먹은 후 식사로 국과 찌개가 나오는데 처음 갔을 때는 동태시래기찌개가 나오고 다음에 갔을 때는 된장찌개가 나왔다. 아마도 찌개는 때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음식은 앞서 처음 이야기를 꺼냈던 것처럼 뒷맛이 깔끔하다. 차림 자체도 매우 깔끔하지만 먹는 내내 부담감이 없이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는 것이 음식을 만들 때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다. 처음 갔을 때는 내가 서열상 맨 아래다 보니 여러 눈치를 보느라 음식에 대해 제대로 맛을 볼 수 없었다.

 

다음에 가진 모임은 모두가 비슷한 연배이고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라 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이 집 음식의 편안함이 바로 그런 모임에 딱 어울리는 음식이었다. 이런 상차림이 상위에서 지지고 볶는 것이 아니다 보니 서로가 대화에 집중할 수 있어 좋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맛이 강하지 않다보니 음식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 더욱 좋았다.

 

젓가락 가는대로 음식을 집어먹어도 그만그만하지만 결코 허투루 만든 맛이 아니니 즐거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날 마신 막걸리에 어울리는 은근함이 이 집 음식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한마디로 편하게 대화하면서 먹을 수 있는 맛을 가진 음식이요, 상차림이다.

 

몇 가지 음식에 대해서 잠깐 더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가장 눈에 띠는 것이 돼지고기 연잎 수육이다. 돼지고기를 연잎에 넣어 찐 것인지 아니면 먼저 삶은 것을 연잎에 싸서 다시 내오기 전에 살짝 찐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돼지기름에 빠지려면 단순히 연잎에 싸서 찌는 정도로는 되지 않기 때문에 후자일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연잎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우선 잡냄새가 전혀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같이 나온 새우젓이 아주 좋아서 맑고 깨끗한 것이 풍미를 돋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은 기름을 조금 더 빼서 먹을 때 미끄덩거리는 느낌이 없었으면 한다.

 

다음으로 해산물 냉채 또한 참 매력적인 요리이다. 새우, 문어, 양장피 그리고 오이에다 겨자초장을 끼얹은 것으로 양장피을 연상시키는 요리이다. 그러나 중국요리인 양장피가 전체적으로 한번 볶아 나오기 때문에 기름진 맛이 있는 반면 이것은 데치는 것을 기본으로 하였기 때문에 맛이 깨끗하다.

 

음식에서 순수함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먹어볼 만한 음식이 아닌가 한다.

 

무엇보다 이 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밑반찬이다. 밑반찬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그냥 집에서 많이 먹던 반찬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정갈하다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밑반찬들이다. 밑반찬에 국 한 그릇만 있어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될 정도로 훌륭한 맛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역무침은 기본을 놓치지 않았다. 너무 짜지도 너무 시큼하지 않아 미역의 맛도 잘 살리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꼭 먹어보라 권하고 싶은 밑반찬은 깻잎과 고추장아찌이다. 특히 깻잎이 참 매력적이었다. 된장에 박아 만든 것인데 슴슴한 것이 그냥 먹어도 될 정도인데 ‘맛이 참 깊다.’는 표현이 적당한 깻잎장아찌이다.

 

이때 같이 마신 술은 월출산 막걸리이다. 누룩으로 빚은 막걸리라고 하는데 만든 곳은 서울이다. 아마도 영암 근처에서 막걸리를 만드신 분이 서울에서 만들거나 그것을 배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데 서울의 장수막걸리와 같이 탄산을 넣어 톡 쏘는 맛은 없지만 부드러워 깔끔한 것이 집 음식과 잘 어울린다.

 

추신

이 집에서는 돼지고기 연잎수육, 오징어무침 등 몇 가지 요리는 일품요리로도 팔고 있다. 그리고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음식은 돼지고기 연잎수육이나 해물냉채 등과 같이 주 요리를 제외하고는 매일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상차림은 앞서 언급한 ‘건강밥상’과 ‘풍석원 정식’을 기본으로 하여 미리 주문할 경우는 3만원, 4만원짜리 등 다른 차림도 가능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