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 귀한 따님 데려다 ♣
지금 나와 한 이불을 쓰는 아내는
원래 나의 국민학교 담임선생님의 귀한 딸이다.
내가 다니던 농대가 있던 수원에
선생님이 전근을 오셨다는 말을 듣고 고학생인 나는
혹시 밥이나 한번 얻어 먹으려고 찾아 갔었는데
‘오빠! 이 영어 단어가 무슨 뜻이야?’ 하고
묻던 아이었다.
월남 갔다 귀국하여
선생님을 찾아 뵈러 갔었는데,
갈래 머리를 한 여고생이 ‘오빠 왔어!’
하고 문을 활짝 열던 그 학생이
지금 나에게 온갖 잔소리를 해 대는
호랑이 보다 더 무서운 마나님의 옛 모습이다.
그 당시 머리 좋은 여학생들만이 들어간다는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 날 이상하게 집에 빨리 오고 싶어
학교에서 선생님께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집에 일찍 오니 내 군화가 있더란다.
지금도 그 얘기를 하며 ‘무슨 운명인가 봐’ 하고 중얼댄다.
난 속으로 웃곤 한다.
운명은 무슨 운명.
그래도 도망가지 않고 살아 준 여사님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