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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랩에 대한 비판

리빙 랩의 잠재력과 가치를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데 있어서 공모방식이 도움이 되지 않거나 혹은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리빙 랩에 대한 비판


리빙 랩은 위에서 소개했듯 공모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리빙 랩의 잠재력과 가치를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데 있어서 공모방식이 도움이 되지 않거나 혹은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는 최수미(2019)의 문헌을 참고하여 조금 더 살을 붙이자면 다음과 같은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과도한 행정서류 : 공모방식은 기본적으로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공모에 일정한 서류를 갖추어 신청함으로써 시작된다. 그런데 이것은 평범한 주민들이 적당히 서식 몇 개 출력해서 빈칸 채워서 들고 올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이런 일을 자주 해 본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지원을 따낼 수 있지만, 어르신이나 청소년 등 정말로 마을자치 참여가 요구되는 사회적 약자들의 경우 오히려 서류접수 과정에서 중도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평소에 이런 걸 하던 사람들만 계속 하게 된다.


일회성 지원 : 대부분의 공모방식은 1년 단위로 진행되며, 여름쯤에는 무엇을 하고 가을쯤에는 무엇을 할지 플로우차트가 암묵적으로 확정되어 있다. 상기했듯이 공모로 진행되는 리빙 랩은 실험의 기간도 촉박하거니와, 2년 이상이 소요되는 (특히 중장기적인) 사업은 꿈도 꿀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장기적으로 복잡한 해결을 요하는 문제보다는 단발성이고 당장 가시적으로 성과가 드러나는 문제들 위주로 공모가 진행된다. 이 경우 아무리 주민들이 일상에서 불편을 느끼더라도 리빙 랩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남겨지는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세먼지 이슈가 있다. 이런 건 주민들 선에서 1년 정도 애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제한된 예산활용 : 어쨌거나 국민의 피땀으로 낸 세금을 사용하는 것이다 보니, 리빙 랩에 지원되는 금액은 엄격하게 그 쓰임이 제한된다. 지원을 받더라도 직접적인 사업비에만 투입이 가능할 뿐, 인건비나 운영비에 보탤 수는 없다. 또한 예상보다 지출이 커지는 경우에도 유연한 대응이 힘들다.


리빙 랩의 특성 불인정 : 리빙 랩 자체가 공모방식과는 맞지 않는 지역현안 해결 방법론에 속한다. 당장 위에서 소개했던 독일의 '장소 찾기' 프로젝트는 국내의 흔한 공모사업의 여건 속에서는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없다.

 

게다가 리빙 랩은 실험성이 있기 때문에 다소간 시행착오적인 면이 있을 수 있는데, 공모사업의 경우 사업기간과 사업목표, 성과지표를 통한 평가가 엄격하게 수행된다. 즉, 리빙 랩으로서는 충분히 성공했지만, 공모사업으로서는 세금낭비를 해 버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촉박한 사업기간 : 리빙 랩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려면 전문가들을 포함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그 마을의 연구문제를 엄밀하게 정의하고 장기간의 토의를 거쳐야 하는데, 공모방식의 절차에 맞추어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공모기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사업기간은 6개월, 실험기간은 그 중에서도 100일 이하로 짧아지게 마련이다. 이는 시행착오는커녕 하나의 방법을 제대로 적용하기에도 벅찬 시간이다. 결과적으로 문제를 엄밀하게 정의하거나 피드백을 수용하는 등의 숙고의 절차가 누락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차별성 부족 : 마을공동체 운동에 관심이 있다면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는 주민소모임 활동의 레퍼토리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리빙 랩은 천편일률적인 마을공동체 사업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되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리빙 랩으로도 색다른 무언가가 나오지는 못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물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하므로 마을현안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을 수 있다. 어느 동네에서나 아파트단지 속에서는 늘 층간소음이 이슈가 되고, 다세대주택 단지에서는 쓰레기 배출이 이슈로 떠오르기 때문. 

 

하지만 문제는 리빙 랩을 거쳐서 도출된 해결법조차 구태의연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마을 이슈들이 반찬나눔(…)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리빙 랩을 했는데도 또 반찬만 나누고 있다는 것.(출처: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