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8 (목)

  • 구름많음동두천 2.7℃
  • 구름조금강릉 2.9℃
  • 구름조금서울 3.4℃
  • 맑음대전 3.7℃
  • 구름조금대구 6.4℃
  • 구름많음울산 5.9℃
  • 구름많음광주 4.2℃
  • 구름많음부산 7.2℃
  • 구름조금고창 1.7℃
  • 구름많음제주 6.2℃
  • 구름많음강화 0.3℃
  • 구름조금보은 3.3℃
  • 구름조금금산 3.1℃
  • 구름많음강진군 4.1℃
  • 구름조금경주시 5.7℃
  • 구름많음거제 6.0℃
기상청 제공

전체메뉴

닫기

주민참여적 사회혁신 방법론으로

이렇게 미국에서 수요대응형 신기술 혁신의 방법론으로만 여겨지던 리빙 랩은, 유럽으로 전래된 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재해석되었다.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주민참여적 사회혁신 방법론으로
이렇게 미국에서 수요대응형 신기술 혁신의 방법론으로만 여겨지던 리빙 랩은, 
유럽으로 전래된 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재해석되었다.

 

유럽, 특히 북유럽에서는 
이미 80년대부터 지역사회가 크게 활성화되어 있었고, 
강력한 시민사회의 힘으로 뒷받침되는 주민들이 
직접 자기 손으로 동네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문화적으로 잘 정착되어 있었다. 

 

이들에게 미국에서의 리빙 랩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이들은 리빙 랩을 일종의 우리집 실험실(home lab) 개념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기존에 자기들이 해 오던 것처럼, 동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는 활동을 리빙 랩과 결합시킨 것. 즉 미국에서 사용자는 혁신의 결과물을 평가하기 위한 관찰대상에 불과했지만, 


유럽에서는 사용자가 그 혁신의 주체로 대번에 도약한 것이다.

 

2006년에 유럽위원회는 헬싱키 매니페스토(Helsinki Manifesto)를 주창하면서 
리빙 랩을 그 전략으로 채택하고 2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유럽리빙랩네트워크(ENoLL; European Network of Living Lab)가 결성되어 유럽 전역의 리빙 랩 사업들을 총괄하고 가이드하는 역할을 맡았다. ENoLL은 창설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인 2016년에는 무려 395개의 인증된 리빙 랩 소집단을 관리할 정도로 규모가 확장되었다. 또한 매해 투표를 통해서 리빙 랩 프로젝트 어워드(Living Lab Project Award)라는 시상도 진행되고 있다.

 

유럽의 리빙 랩의 특징은 사회적 혁신(social innovation)을 강조한다는 데 있다. 즉 혁신의 대상이 특정 기술이나 산업분야의 패러다임이 아니라, 특정 지역이나 공공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때부터 리빙 랩은 구체적인 어떤 지역에 한정되기 시작하며, 공적이고 정책적인 성격을 갖기 시작한다. 

 

마을의 문제를 주민들이 알아서 해결하는 북유럽 특유의 문화는 리빙 랩을 주민참여적 사회적 문제해결 방법으로 발전시켰다. 실제로 2016년에 독일 함부르크에서 진행한 장소 찾기(Finding Places) 프로젝트는 가장 성공적인 사회혁신형 리빙 랩 모델로 평가된다. #

 

'장소 찾기' 프로젝트는 공식적으로 시티사이언스랩(CityScienceLab)이라고도 불리며,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기술이 적용된 사례이기도 하다. 유럽 난민 사태로 몰려들어온 난민들이 거주할 곳을 만들어 주기 위해 함부르크 지역주민들은 34번씩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만날 때마다 이들은 증강현실로 제작된 특수한 지도 위에서 이주자 거주시설의 위치를 끊임없이 바꾸어 가며 수백 번씩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거쳤고, 마침내 주민들은 750명의 난민들이 거주할 수 있는 6개소의 장소들을 최종적으로 선정해서 시 당국에 건의할 수 있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인 만큼 님비현상도 있을 리 없었다. 

물론 이 사례에서처럼 신기술을 접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공공의 문제를 리빙 랩으로 해결하는 데 있어서 신기술이 꼭 필수인 것은 아니다.(출처: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