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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은 가로막는 벽… 그것을 '뿌셔' 눕히면 나아가는 다리 되죠"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 박수빈 계단뿌셔클럽 대표

영국 BBC방송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한국인 절대다수가 모르는 한국인이 등장했다. 이름은 박수빈(36).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선 탁월한 혁신가”라는 평을 받았다. 박수빈씨는 프랑스 파리 올림픽으로 스타가 된 사격 선수 김예지와 함께 그 명단에 올랐다.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계단은 가로막는 벽… 그것을 '뿌셔' 눕히면 나아가는 다리 되죠"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
박수빈 계단뿌셔클럽 대표

 

높다란 식당 계단이 거대한 벽처럼 보였다. 서울 연희동에서 만난 박수빈 계단뿌셔클럽 공동대표는 “계단 정복 활동에 참여한 분들이 ‘계단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며 웃었다.

영국 BBC방송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한국인 절대다수가 모르는 한국인이 등장했다. 이름은 박수빈(36).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선 탁월한 혁신가”라는 평을 받았다. 박수빈씨는 프랑스 파리 올림픽으로 스타가 된 사격 선수 김예지와 함께 그 명단에 올랐다.

31년째 휠체어를 사용하는 그녀가 건넨 명함엔 ‘계단뿌셔클럽’ 공동대표라고 적혀 있었다. 문자 그대로 계단을 부수는 모임을 이끌어 왔다. IT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던 시절 박수빈씨는 식당이나 카페에 갈 때마다 불편했고 종종 허탕을 쳤다. 그 공간이 1층에 있는지, 휠체어용 경사로가 있는지, 2층 이상이라면 승강기는 있는지, 계단만 있는 것은 아닌지 미리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계단뿌셔클럽은 ‘이런 정보를 집약한 앱(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비영리단체다. 이동 약자를 불편하게 하는 도시의 ‘계단 정보’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계단정복지도’를 앱으로 서비스한다. 일반 시민들이 클럽 회원(시민 참여자)인 ‘크러셔’로 참여해 자발적으로 사진과 정보 등을 앱에 등록해 나갔다. 그렇게 공개된 장소는 누적 5만8000여 곳. 당장 계단이 없어지진 않더라도 이동 약자들에겐 신세계가 열린 셈이다.

새해를 닷새 앞두고 만난 박수빈 대표는 “계단은 (휠체어를 탄) 저를 가로막는 벽이지만, 그 벽을 눕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다리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휠체어에서 바라본 세상 이야기. 그녀는 사회적 차별을 부수는 문제 해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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