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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좌심방이 폐색술로 발생 위험 줄인다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신승용 교수.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하면 아무리 치료를 한다고 해도 후유장해를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심방세동은 뇌졸중의 주요 발생 요인 중 하나인데,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경색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신승용 교수를 통해 들었다.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좌심방이 폐색술로 발생 위험 줄인다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신승용 교수.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하면 아무리 치료를 한다고 해도 후유장해를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심방세동은 뇌졸중의 주요 발생 요인 중 하나인데,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경색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신승용 교수를 통해 들었다.

 

심각한 장해나 치매를 남기는 뇌졸중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갑자기 발생해서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고도 불리는 질환이다.

 

뇌졸중은 혈관이 갑자기 막혀서 뇌 조직이 괴사하는 뇌경색과 혈관이 갑자기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을 합쳐서 부르는 병명이다. 동양인에서는 뇌출혈이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나, 최근에는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 중 80% 이상이 뇌경색이다. 뇌경색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이나 각종 스트레스, 흡연 또는 과도한 음주와 연관되어 발생하기도 하지만 심방세동이 주요한 선행질환으로 알려져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신승용 교수는 "심방세동은 비정상적이고 불규칙적인 심장의 맥박을 특징으로 하는 부정맥으로 두근거림, 실신, 흉통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특히 심부전, 뇌경색, 치매 등의 위험뿐만 아니라 사망률을 높이는 만성질환"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심방세동은 개인에 따라 증상이 다르거나 증상이 경미하거나 거의 못 느끼기도 해서 그 병을 진단받지 못하고 넘어가기도 하는데,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5배 증가하고 증상의 경중과 뇌졸중 위험 사이에 상관이 없어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치료를 미루다가는 예방 가능한 뇌졸중을 피하지 못하거나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심혈관질환과 '심방세동'이 뇌졸중의 주요 원인
두통 사진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갑자기 발생하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심방세동이란 어떤 질환인가.
심장은 심방과 심실이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한 쌍이 있다. 혈액을 받아서 모으는 심방과 모은 혈액을 뿜어내는 심실이 있는데, 추진력의 70~80%는 심실에서 얻지만 심방이 심실의 보조에 맞추어서 혈액을 잘 채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심방이 가늘게 떨면, 즉 '세동(細動)'하면 심장의 기능이 온전하지 못한 심부전(Heart failure) 상태가 된다.

 

적극적인 뇌경색 예방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혈액의 흐름이 정체되고 심장 안에 혈전이 생기는데, 혈액의 응고 과정이 시작되면 이것이 주변 혈액과 연쇄반응을 일으켜 점점 커지다가 떨어져 나와 뇌혈관을 막으면 뇌 조직을 괴사시키는 뇌경색이 발생한다.

 

심방세동 치료에서는 심방과 심실의 조화로운 수축과 이완에 관여하는 신호인 '맥(脈)'이라는 미세한 전류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할 수 있는데, 뇌졸중 예방도 중요한 치료 과정이다. 심방세동 환자 중에서 심각한 뇌경색이 많이 발생한다. 모든 조건(나이, 체격, 일반적인 건강상태)이 같다고 해도 심방세동이 있을 때 뇌경색 발생 위험은 없을 때보다 5배 높다. 또한 심방세동에 의한 뇌경색은 더욱 광범위한 뇌 손상을 일으켜 사망률과 거동 불능 위험이 동맥경화성 뇌경색보다 2배가량 더 높다. 일단 뇌경색이 발생하면 열심히 재활한다고 해도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다양한 후유장해를 남긴다.

 

심방세동의 원인과 증상은.
심방세동의 첫 번째 원인은 나이다. 심장은 하루에 10만 번을 뛰는데, 60~70년을 그렇게 뛰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또 하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압력 과부하다. 심장에 고혈압과 같은 과부하가 생기면 근육에 손상이 생긴다. 일상적인 활동이나 가벼운 운동처럼 일시적으로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생리적인 보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병으로 이어지지 않지만 혈압이 높은 상태에서 심장이 수년에서 수십 년을 뛰면 당연히 심장 근육에 손상이 생기고 병으로 진행하게 된다.

 

젊은층에서도 종종 심방세동이 발견되는데, 대부분 가족력을 파악해 보면 부모 중 한 분이 이른 나이에 뇌경색을 앓았던 경우가 많다. 심방세동 증상은 다양하다. 흔히 숨이 차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느끼는 사람은 3분의 1에 불과하며 심방세동 환자 가운데 4분의1~3분의1은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다. 증상이 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병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환자가 고령이므로, 증상이 있어도 이 정도 나이가 들면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심방세동이 뇌졸중을 유발하는 원인과 과정은.
폐에서 돌아오는 혈액이 좌심방에 모였다가 좌심실로 들어가는데, 좌심방이는 그 옆에 삐져나온 주머니와 같은 부분으로 강아지 귀처럼 생겼다. 좌심방이 안쪽으로는 오돌토돌하고 빗살무늬 토기처럼 생긴 빗살무늬 근이 있는데, 이 안에 혈전이 특히 잘 생긴다.

 

예를 들어 물이 흘러가는데 옆으로 도랑이 있으면 그곳은 유속이 느려지듯이, 좌심방이는 그 구조적 특성상 평소에도 혈류 속도가 느린 부분인데 심방세동까지 있으면 더 느려진다. 그래서 심방세동 환자의 혈전 95%가 여기서 생긴다. 그런데 혈액이라는 것이 한번 굳기 시작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연쇄반응이 일어나면서 혈전을 만든다. 이러한 혈전이 떨어져 나와서 머리로 가면 뇌경색이 발생하는데, 경동맥의 직경(약 1cm)을 생각해 보면, 콩알만 한 혈전이라도 뇌의 큰 부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경색, 중증도 높아
신승용 교수(2)
심방세동에 대해 설명하는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신승용 교수.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과는 무엇이 다른가.
발생률로 보자면 동맥경화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으로 혈관이 좁아지다가 뇌경색이 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하지만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경색이 보다 심각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높고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심장 내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 뇌경색 발생 건수로는 한 번이지만 혈전이 혈관을 따라서 이동 중에 조각나서 뇌혈관 여러 곳이 동시에 막히게 되면 뇌경색이 여러 번 발생한 것과 같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심방세동의 진단과 분류는 어떻게 하나.
심전도 검사는 심장 박동과 리듬을 확인해 심방세동을 진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다. 보통 10초간 기록하는데, 거기서 심방세동이 한 장만 찍혀도 심방세동으로 확진한다. 발작성 심방세동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휴대용 기계를 몸에 부착하고 24시간 심전도를 기록한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운동 부하 검사, 심장 초음파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심방세동은 심방세동과 정상 맥박이 교대해서 나타나는 것을 발작성 심방세동으로 분류하고, 심방세동 상태로 지속되는 것을 지속성 심방세동으로 분류한다. 대개 발작성으로 시작해서, 지속성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거친다. 또 정상맥박으로 회복되기가 어려운 경우는 '영구형'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의 분류 체계는 환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하고 분류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2022년과 2023년에 개정된 유럽과 미국의 심방세동 가이드라인에서는 암의 병기처럼 병의 여러 가지 측면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한 분류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종합적·입체적 치료접근 필요


심방세동 치료법은.
심방세동의 치료는 크게 3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기억을 돕고 이행을 높이기 위해서 영문 앞 글자를 따서 'ABC 전략(Avoid stroke, Better symptom control, Co-morbidity management)'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 첫 단계는 뇌졸중을 회피하는 것(Avoid stroke)으로, 환자의 뇌경색 위험도를 평가하고, 그 위험도가 무시할 수 없는 정도라면 항혈전 약물치료(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한다. 와파린의 경우 복용 시 약물 및 식품의 제한과 잦은 혈액 검사와 같은 불편함이 너무 많아 2010년부터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항응고제인 '비(非)-비타민 K 길항제 경구항응고제(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 NOAC)'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두 번째는 증상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Better symptom control) 정상 맥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치료로 고전적인 고주파 전극 도자 절제술과 최근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냉각 풍선 절제술이 있다. 세 번째는 심방세동 자체가 아닌 동반 질환을 치료(Co-morbidity management)하는 것이다. 고혈압, 당뇨, 수면 무호흡 등 심방세동의 연관 질환을 조절하는 한편, 흡연과 음주와 같은 해로운 생활 습관 등을 교정하고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수면 무호흡증은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치료를 시도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비율이 높은데,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항응고제 치료 대상 선별 기준은 어떻게 정해지나.
항응고제 치료를 할 때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CHA2DS2-VASc 점수다. C는 심부전, H는 고혈압, A는 나이, D는 당뇨, S는 뇌경색이나 뇌출혈, 일과성 뇌허혈 기왕력, V는 혈관 질환 유무를 뜻한다. 기존에는 CHADS2 점수를 사용했지만, CHA2DS2-VASc 점수는 나이(65-74세 1점, 75세 이상 2점 추가), 성별(여성은 1점 추가), 혈관 질환 유무를 포함해 더욱 상세하게 만든 점수로, 2점 이상일 경우 항응고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흉통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좌심방이 폐색술'은 혈전의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시술인가.

심방세동 환자에서 혈전의 95%가 좌심방이에서 생기는데, 이곳의 혈전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아 뇌경색 위험을 낮추는 시술이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고 좌심방이를 잘라내는 절제술을 시행했는데, 이곳의 조직이 굉장히 얇고 약해서 봉합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고 개흉 수술 자체도 환자들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그 대안으로 좌심방이를 기구로 막아 혈전을 차단하고 뇌경색을 예방하는 좌심방이 폐색술이 등장했다. 이 시술은 사타구니 정맥으로부터 하대정맥을 통해 심장까지 카테터를 진입시키고, 좌심방이 입구에 기구를 위치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시술 후, 좌심방이 이외의 부위에서 생성되는 혈전은 환자의 상태에 맞도록 조절한 약물을 복용하면서 관리한다.

 

좌심방이 폐색술의 장단점을 말한다면.
고령의 환자도 개흉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시술 성적과 예후에서도 매우 뛰어나다. 이 시술의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의 좌심방이의 3차원적인 모양을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좌심방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귀의 모양처럼 사람마다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가지는데 병으로 인한 리모델링이 추가되면 더욱 다양하고 복잡한 모양을 가지게 된다.

 

표준적인 영상 평가 도구인 경식도 심장초음파는 3차원으로 재구성하더라도 정밀도가 낮아 초음파를 통한 치료 계획으로는 기구 크기 결정에 오차가 크고 완전 폐색이라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심장 CT를 기반으로 한 3D 모형을 제작하여 활용하고 있다. 오랜 연구 끝에 실제 심장의 크기와의 차이를 1mm 이내로 줄였고 시술 성공률도 크게 향상되었다.

 

심방세동을 예방하거나 뇌졸중이나 합병증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면.
심방세동 유병률은 60대 7~8%, 80대 11% 정도로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한다. 아버지가 비만하지도 않고 고혈압, 당뇨병도 없고 술, 담배도 안 하는데 50대에 심방세동을 진단 받았다면 본인도 의심을 해 보아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짜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음주와 흡연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맥박을 자주 체크해 보는 것도 좋다. 맥을 볼 때는 맥박의 수보다도 규칙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맥을 보는 것은 어느 정도 훈련된 사람이 아니면 제대로 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이때 검진 기기(스마트 워치)를 추천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워치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