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 박정희 모델 넘은 제3의 길
–밥을 먹게 해줬다고 박정희의 독재가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다.
“프랑스의 좌파 경제학자 알랭 리피에츠는 박정희의 개발 독재는 필요악이라고 했다.
한국의 산업화는 세계사적으로 봤을 때 최소한의 피를 흘리고 달성했다는 것이다.
노벨상의 제임스 로빈슨 교수도 독재는 인정하지만 그것이 경제 성공을 덮을 수는 없다고 했다.”
–최소한의 피를 흘렸다는 것은 유신 피해자들과 가족에겐 큰 상처가 될 말이다.
“물론이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인혁당 사건 등 유신 시대의 인권 탄압으로 죽어간 이들과 유족에게 사과해주기를 바랬다. 역사적 화해가 이뤄져야 한다.”
–환경 파괴, 빈부 격차 등 박정희 개발 독재의 부작용, 후유증도 적지 않다.
“산업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환경 파괴는 있었지만
박정희는 그린벨트를 만들고 대대적인 산림 녹화를 추진한 지도자였다.
세계적 환경 운동가인 미국 지구정책연구소장 레스터 브라운도 박정희의 산림녹화 사업을 세계적 성공 사례로 꼽았고 박정희처럼 우리도 지구를 다시 푸르게 만들 수 있다고 했을 정도다.”
–빈부 격차, 양극화의 시작을 개발 독재로 보는 학자도 많다.
“1993년 세계은행이 ‘공평성을 수반한 고성장(high growth with equity)’이 동아시아 기적의 핵심이었다고 보고한 적이 있다. 한국이 그 대표적인 국가였다. 폭발적 성장의 과실을 일자리 창출을 통해 ‘분배’함으로써 서민들도 먹고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논쟁적이지만, 양극화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심화됐다고 보는 게 맞다.”
–IMF 외환 위기로 시효를 다한 박정희 모델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더라.
“박정희의 유산인 산업 정책과 금융 통제는 계승하고 성장 지상주의, 과도한 중앙집권 같은 부정적 유산은 극복한 ‘제3의 길’이 나와야 한다. 나는 개헌을 통한 지방 분권과 복지 이코노미에 그 열쇠가 있다고 본다.”
'좋은 정책 포럼'을 함께 이끈 임혁백 교수(가운데)와 함께 '노무현 정권 5년'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는 김형기 교수(오른쪽). 왼쪽은 강원택 서울대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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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책 포럼'을 함께 이끈 임혁백 교수(가운데)와 함께 '노무현 정권 5년'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는 김형기 교수(오른쪽). 왼쪽은 강원택 서울대 교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