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비슷한 맥락에서 예 루오와 카시오포(Ye Luo, Cacioppo, 2012)이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의 50세 이상 2101명의 표본을 토대로 외로움, 건강 및 사망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6년간 외로움이 노인들의 사망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 매카니즘으로 확인했다. 외로움이 사회적 관계, 건강 생활에 영향을 미쳐서 자기 평가적 건강 및 기능의 저하,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지었다. 또 다른 연구결과도 비슷하다. 34개의 과학연구 데이터를 사용해 만든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이별 사별 또는 결혼하지 않은 성인이 심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이 42% 더 높고 관상동맥이 발생할 확률이 16%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은 43% 정도가 더 높고 뇌졸증으로 사망할 확률은 55% 높았다(Khan, 2018)
색다른 용어로 로세토 효과(Roseto effect)라는 말이 있다. 펜실버니아 주 남부 작은 마을 로세토 지역은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클라호마대학 의과대학 내과 의사인 스튜어트 울프(Stewart Wolf, 1964)는 1955년부터 1961년까지 7년간 이 지역 사람들의 심장 질환 유병률과 사망률에 있어서 다른 지역과 확연히 다른 것을 발견했다. 장년층(55-64세)에서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거의 없었고(남성은 1%) 노년층(65세이상) 사망률은 다른 지역의 사망률보다 절반에 불과했다. 와! 놀라운 일이다. 왜 그런가. 그 원인은 이탈리아인들이 즐기는 ‘지중해식단’ 도 아니고 인종이나 공기, 물 같은 자연환경도 아닌 그곳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였다. 서로 형제처럼 지내면서 노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서로 신뢰하는 가족, 친족, 마을 단위의 축제들이었다. 조부모 손자로 이어지는 한 가족이 어울려 살아가는 가정에서 외롭지 않게 보내는 모습이었다. 범죄가 없었고 공공지원을 요구하지도 않으면서 상호 지원 협력하는 끈끈한 사회적 유대관계였다. 이런 질병 없는 장수의 비결을 ‘로세토 효과’라고 하는데 노년사회학에서 큰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인간의 두뇌는 사회적 고립과 관련돼 있다.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특정 감정 생각 및 행동으로 인해 생물학적 매카니즘이 뇌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외로움을 겪는 사람의 뇌에서는 굶주림 상태에서 작동하는 뇌회로 일부의 활동이 증가한다. 이는 사회적 고립 시에 솟구치는 인간관계에 대한 갈망이 배고픈 상태에서 일어나는 식욕과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뇌는 식욕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욕구도 크다는 뜻이다.(Spreng, 2020) 사람들로 하여금 생존에 필수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는 의미다. 그런 관점에서 외로움은 신체적 고통의 심리적 대응인 셈이다. 자기 사랑은 곧 사회와 같이하는 것이다.
우 정(자유기고가, 사회학)[출처] 고독사회(5): 노년기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작성자 물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