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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절절한 그림편지, 그의 일본인 아내가 궁금해졌다

서귀포 앞바다를 바라보는 야마모토 마사코. 다큐멘터리 영화 ‘이중섭의 아내’ 속 한 장면. 1939년 도쿄의 미술학교에서 처음 만난 화가 이중섭과 마사코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5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결혼한다.

미래인증건강신문 유덕상 기자 |


이중섭 절절한 그림편지, 그의 일본인 아내가 궁금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3.08.10 00:01

권근영 기자 
서귀포 앞바다를 바라보는 야마모토 마사코. 다큐멘터리 영화 ‘이중섭의 아내’ 속 한 장면. 

1939년 도쿄의 미술학교에서 처음 만난 화가 이중섭과 마사코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5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결혼한다.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1950년 겨울 해군 수송함을 타고 부산으로 피난 갔고 한 달 만에 제주로 내려갔다. 생활고에 아내와 두 아들을 1952년 도쿄로 떠나 보낸 것이 사실상 영이별이었다. 절절한 그림편지로 가족에게 마음을 전하던 이중섭은 4년 뒤 무연고자로 39년의 생을 마쳤다.

생활력 없는 남편, 어린 두 아들의 부양은 아내 마사코의 몫이었다. 목사 가운을 재단해 팔며 생활을 이어갔다. 서귀포에서의 배고픔으로 아버지를 기억하는 장남 태현씨는 2016년 인두암으로 먼저 세상을 떴다. 둘째 태성씨는 아버지가 유명한 한국인 화가였다는 사실도 모른 채 자랐다.

이중섭과 마사코의 결혼식. [사진 혜화1117]

한국의 대표 화가 이중섭, 그러나 일본에 남은 그의 가족 이야기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이중섭, 그 사람』(혜화1117)을 출간한 오누키 도모코(48) 마이니치신문 전 서울특파원을 8일 서울 상암동에서 만났다.

2016년 서울에서 열린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서 본 이중섭의 편지화 속 어색한 일본어에 마음이 끌린 것이 집필로 이어졌다. “모국어가 아닌 일본어로는 전부 전할 수 없는 아쉬운 마음을 강렬한 필치의 그림으로 대신한 걸까요. 한국어의 어려움을 매일 체감하는 서울 특파원인 제 모습 같았어요.”

그는 이중섭의 자취를 쫓아 서울·도쿄·제주·통영·부산 등의 현장을 취재했고, 아내와 아들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물로 일본 대형 출판사 쇼가쿠칸에서 주최하는 논픽션 대상을 받았고, 2021년 일본 최초의 이중섭 평전으로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