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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 이건 너무하잖아요… 칼 빼들기 시작한 유럽 각국 경기장 난입·유적 훼손·댐 점거…

환경은 절대 선이 아니다. 언론에서 카메라로 찍지 않으면 된다

미래인증건강신문 나종민 기자 |

환경운동, 이건 너무하잖아요… 칼 빼들기 시작한 유럽 각국
경기장 난입·유적 훼손·댐 점거…

김지원 기자

윔블던 테니스 중단 - 5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3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활동가가 경기장으로 들어와 색종이를 뿌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유럽의 유명 미술관과 관광지, 스포츠 행사장은 최근 보안 수위를 높이고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테러나 압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온갖 환경 단체들이 기습적으로 몰려와 시위를 벌이는 일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환경보호를 위한 메시지를 설파한다며 관광 명소에서 과격한 시위를 벌이고 언론의 조명을 받아온 ‘에코 테러리즘’에 유럽 각국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강력 대응에 나섰다. 고상한 목적을 명분으로 내세워 타인에게 불쾌감과 피해를 주는 행태를 지켜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열린 영국 런던에선 경기가 도중에 중단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영국 환경 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석유 사용을 멈춰라)’ 소속 활동가 두 명이 경기가 진행 중이던 18번 코트에 난입해 주황색 색종이와 작은 퍼즐 조각을 쏟아부으며 혼란이 발생했다. 겨우 경기장을 정리하고 다음 경기를 열었지만, 또다시 같은 단체 소속 활동가 한 명이 난입해 중단됐다. 경기 직후 불가리아 출신 테니스 선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는 “(상대를 이겼지만) 기분이 좋지 않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석유 산업을 반대하는 이 단체는 스포츠 경기장에 난입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 4월엔 ‘세계 스누커(당구 경기의 일종) 선수권 대회’에 난입, 당구대에 올라가 주황색 가루를 뿌려 경기를 중단시켰다. 5월과 6월에도 럭비와 크리켓 대회에서 같은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스포츠 경기만 표적으로 삼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10월 영국 내셔널 갤러리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작품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은 것도 이들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영국에서 가장 통행량이 많은 ‘M25′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점거해 출근 시간 초유의 교통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5월 21일 로마의 폰타나 디 트레비 분수에서 라스트 제너레이션(Ultima Generazione) 환경운동가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식물성 탄소로 만든 검은 액체를 물에 부은 후 "우리는 화석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AFP 연합뉴스

환경보호를 명분 삼아 미술품과 유적지를 훼손하고 각종 시설을 점거·파괴하는 이런 에코 테러리즘은 지난해부터 유럽 주요 도시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면 평범한 방식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지난 5월 이탈리아에서는 강성 환경 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가 로마의 유명 관광지인 트레비 분수에 식물성 먹물을 부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바티칸 박물관에 전시된 라오콘 군상 하단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붙이고 시위를 벌였고, 베네치아 중심부를 흐르는 운하에 플루오레세인이라는 액체를 풀어 녹색으로 만들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도 환경 단체들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모나리자’ 등 미술품에 케이크를 던지고, 댐·터널 등 인프라 시설을 점거하는 일이 거의 매달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