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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를 오용하거나 비아냥대는 사람들 한편에선 환경종말론자들 반대편엔 기술만능론자들 둘다 한몫 잡을 생각뿐

ESG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ESG의 출발 부터 알아 봐야 한다. 환경의 지속적 발전이 그 출발이다. 젗마 발전하면서 지속가능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망하면 투자한 돈이 날라가기 때문이다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매경시평] ESG를 오용하거나 비아냥대는 사람들

한편에선 환경종말론자들
반대편엔 기술만능론자들
둘다 한몫 잡을 생각뿐
'척'하는 태도는 지양하고
겸손하고 지혜로운 ESG를

6월 26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첫 번째 기준서 S1과 S2를 확정 공표한다. 핵심은 탄소 배출 공시다. 유럽·미국도 독자적 예비안을 발표했다. 한·중·일은 ISSB 기준을 기초로 최종안을 준비한다. 필자는 한국회계기준원장으로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위원장직을 수행하며, 금융당국과 함께 ISSB와 긴밀히 협조 중이다.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비교 가능한 고품질 지속가능성 정보 제공으로 투자자가 기업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활동 촉진을 통해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한다. 둘째, 기업의 현실적 전환 속도와 공시 부담을 합리적으로 고려해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보호한다.

한때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전문가였던 이들은 재빨리 ESG 전문가로 변신해 포럼과 조찬모임, 강의장을 누볐다. 우후죽순 만들어진 각종 기관들은 평가와 컨설팅을 무기로 기업들을 괴롭혔다. 그레타 툰베리를 능가하는 한국형 환경종말론 좌파들과 기술특이점·탄소포집·수소경제를 설파하는 기술만능론 우파들이 대립했다. 공통점은 양쪽 모두 여의도와 세종시를 배회하며 호시탐탐 예산을 노렸다는 점이다. 다들 '하는 척'하면서 한몫 챙기기 바빴다. 정작 필요한 책임 있는 태도는 무엇일까?

 2023년 인류가 직면한 모든 위험 중 기후변화가 가장 신속·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문제임에 많은 과학자가 동의한다. 문제는 인류가 필요로 하는 식량, 에너지, 원자재를 조달하려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은 어렵다는 점이다. 미래는 알 수 없다. 다만 인간의 한계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과학과 축적된 인류의 지혜를 끈기 있게 사용한다면 이른 종말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공조의 일환으로 지난 5월 히로시마에 모인 주요 7개국(G7) 국가 정상들은 유럽·미국·기타 국가들의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강조하며 ISSB의 공시 기준을 지지했다. G7+로 도약하려는 한국과 한국 기업들에 탈탄소와 지속가능성은 이제 '하는 척'하면 되는 유행이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명운을 결정하는 열쇠가 되었다. 민관 합동으로 법적·제도적 기반을 선제적으로 정비하고, 가장 시급한 문제인 ESG 인력 양성을 위해 예산과 재원을 집중하는 것에서 시작하자.

[이한상 한국회계기준원장·고려대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