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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의 주범은 금융시스템, 서정의 한국은행 국장 말이 백 번 옳다.관계자들을 광화문으로 잡아다 망신이라도 주자

빌라왕이나 건축왕은 그저 전세 사기의 종범이다. 임대차 3법 등도 주변 요인에 불과하다. 경쟁적·효율적이지 못한 은행 산업이 전세 사기의 진정한 주범이다.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중앙SUNDAY 오피니언
[리더스 프리즘] 전세사기의 주범은 금융시스템

서정의 한국은행 국장

전세사기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주택임대차 방식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문제는 왜 애초 우리나라에만 전세라는 주택임대차 방식이 존재하는 지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는 어째서 전세가 없을까. 그 이유는 이들 국가의 경쟁적인 은행산업을 생각하면 너무도 단순하다. 미국이나 유럽의 은행산업은 자율적인 은행 설립을 기초로 그 수가 현재 각각 7000~8000개에 달할 만큼 경쟁적이다.
이러한 은행산업 덕분에 이들 국가에서는 민간 주택임대사업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월세 기준 주택임대차시장도 효율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전세는 전세보증금 미상환 위험이 항상 뒤따른다는 사실이다. 채무자가 되기보다 더욱 싫은 게 신용도가 불확실한 상대에게 (전세보증금 같은 거액의) 돈을 빌려주면서 채권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만 전세가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은행산업이 국민에게 주택 구입 자금을 풍부하고 저렴하게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행히 이러한 상황은 지금도 바뀐 게 없다. 

이 마당에 민간 주택임대사업을 은행이 뒷받침하는 것은 생각조차 어렵고, 따라서 주택 임대차시장의 효율적인 형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앞으로도 많은 국민이 금융시스템과 동떨어진 채 주거 안정을 위해 각자도생 전세를 찾아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전세사기 위험에 계속 노출되어야만 할 것이다.

자율적인 은행 설립을 기초로 은행산업을 경쟁적·효율적으로 변모시키지 못한다면 백약이 무효할 것이란 뜻이다. 빌라왕이나 건축왕은 그저 전세사기의 종범이다. 임대차 3법 등도 주변 요인에 불과하다. 경쟁적·효율적이지 못한 은행 산업이 전세사기의 진정한 주범이다.

서정의 한국은행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