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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병기 ‘필향만리’ 三十而立(삼십이립)

“15세에 배움에 뜻을 두었으며(지우학 志于學), 30대에 세상에 바로 서고(이립 而立), 40대에는 미혹됨이 없었으며

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오피니언 김병기 ‘필향만리’
三十而立(삼십이립)
중앙일보
입력 2023.05.25 00:42

“15세에 배움에 뜻을 두었으며(지우학 志于學), 30대에 세상에 바로 서고(이립 而立), 40대에는 미혹됨이 없었으며(불혹 不惑), 50대에는 천명을 알게 되었고(지천명 知天命), 60대에는 어떤 말도 귀에 거슬림이 없었으며(이순 耳順), 70대에는 마음 내키는 대로 행해도 법도에서 벗어남이 없었다(종심소욕불유구 從心所欲不踰矩).”

공자가 후학들을 격려하기 위해 한 말이라지만, 실지로도 공자는 각 나이대마다 이런 삶을 살았을 것이다. 이 말로 인해 30, 40, 50, 60, 70세의 각 나이를 이립, 불혹, 지천명, 이순, 종심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 이런 별칭으로 자신의 나이를 말한다면 자신도 공자처럼 그 나이에 그런 경지에 올랐다고 자부하는 꼴이 되어 자칫 결례가 될 수도 있다.

30대의 ‘립(立)’이 특히 중요하다. ‘立’이 되어야 그다음 경지에도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바로 섰다는 것은 예(禮)에 맞게 자신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그 가치관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요즘 30대는 경제적 자립이 힘들다 보니 ‘바르게 서는’ 예(禮)를 배우거나, ‘자기 가치관’을 확립할 겨를조차 없이 쫓기듯 사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래도 30살에는 ‘立!’, 자신에 대한 예우를 해야 할 것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