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증건강신문 유영준 기자 |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어령 교수의 부인이
말하는 장면이 흘러나오는 걸 봤다.
“남편은 항암치료를 거부했어요.
남은 시간이 얼마 안되는 데 항암치료를 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거였어요.
남편은 남은 시간을 자기 맘대로 쓰고 싶다고 했어요.
다른 노인들은 할 일이 없어서 고민했는데
남편은 할 일이 너무 많았어요.
남편은 컴퓨터로 글을 썼어요.
남편은 몽테뉴의 수상록처럼 날마다 일지를 썼어요.
그날그날 생각나는 걸 가장 자유로운 양식으로 쓴 거죠.
그러다가 어느 날인가부터 손가락에 힘이 빠져
더블클릭이 안되는 거예요.
남편은 손글씨로 글을 썼어요.
처음에는 글 사이에 그림도 그려놓고 했는데 점점
손가락에서 힘이 빠지는 거예요.
그림도 없어지고 갈수록 글씨도 나빠졌어요.
건강이 언덕 아래로 굴러내려가는 거죠.”
그는 무너져 내리는 몸을 보고 어떻게 했을까 ?.
그에 대해 부인은 이렇게 말한다.
“남편은 걸으려고 애를 썼어요.
일어났다가 맥없이 주저앉아 버리곤 했어요.
그러다 걸을 수 없게 된 걸 깨달았을 때
그렇게 펑펑 울더라구요.